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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호

"1971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사회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고, 한동안 현장과 바깥을 ‘싸’돌아다녔다. 지난해부터 연세대 문화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2001년부터 3년간 필리핀에 사무실을 둔 국제가톨릭학생운동 아시아.태평양사무국에서 일했다. 월러스틴의 말처럼 “지역적이며 동시에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2004년부터 ‘국제연대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을 스스로 개발.성장시켜 왔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만들어낸 패배주의와 냉소주의와 싸울 때 어떻게 희망의 자리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우리 사회에 정직한 언어로 전달하는 데 얼마간 책임과 소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 ‘하자’ 글로벌학교 팀장,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 인권연구소 ‘창’의 연구활동가로 일했거나 지금도 하고 있다. <포르노, All Boys Do It>(우리교육, 2000)을 이미 출판했다. 지금은 한국사회의 오래된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 여성이 여성으로 ‘호명’되고 ‘생성’되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 인권의 새로운 쟁점에 대한 이야기, 신자유주의의 아이들과 함께하는 페다고지 등 앞으로의 작업리스트 앞에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한편 행복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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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16,500

[2019년 2월 추천도서]
출판사: 나무연필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고통을 이야기하는 것을 억눌러왔다. 고통은 부끄러운 것이고 고통을 말하는 것은 나약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이 때문에 고통을 겪는 이들은 그것을 감추려고 했지 고통을 드러내며 이에 대한 언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고통을 겪는 이들은 ‘언어 없음’의 상황에서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제 고통을 겪는 이들이 고통이 없는 것은 ‘정상 상태’가 아니라고, 고통은 늘 상존하는 것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사람과 사회를 바라보는 기초 값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통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은 좋은 전환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모여 우리 사회가 고통을 외면하고 고통을 겪는 이를 억압하거나 사회적 공간에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있을 수 있는 고통에 대해 듣고 응답할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잘 다뤄내고 있는 것일까.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사회적으로 존재하기 위해 자신의 고통을 전시하면서 소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통을 겪는 이들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그들의 곁을 지키는 이들조차 함께 무너져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한국 사회 내부의 깊은 속살을 드러내왔던 사회학자 엄기호가 켜켜이 쌓여 있는 고통의 지층을 한 겹씩 들여다보면서 발견하고 성찰해나간 우리 시대 고통의 지질학을 보여주는 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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