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트럼프를 선택했는가?

5월 2 • 5′ reading • 35 Views • 그들은 왜 트럼프를 선택했는가?에 댓글 닫힘

“공식적으로는 평등을 외치지만 불평등이 심해지는 사회에서 이 오류는 특히 더 뚜렷하다.
나르시시즘은 불평등을 낳고, 불평등은 나르시시즘을 부추긴다.
그로 인한 고통과 절망은 보복 열망과 더불어 폭정이 출현하는데 필수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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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것이 완전히 다른 삶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힐러리와의 대결에서 승리해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그 날 밤, 그는 몇 시간 째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며칠 뒤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동안 어디에 있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가 한 답변이다. 어느 정신 의학자는 그가 마치 ‘정말 이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한 것 같았으며, ‘대통령으로서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했다. 그는 정말로 대통령이 되길 원했을까? 아니면 자신이 진행하던 리얼리티 TV 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처럼 한 편의 쇼를 연출하고 싶었던 것일 뿐일까? 그의 속내가 어떠했든지 간에 트럼프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대통령이 된 후, 전 세계 최고의 이슈메이커가 된 도널드 트럼프.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과정에서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선거 기간 동안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비인간적으로 취급하고, 거짓말을 일삼았으며, 여성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폭력을 종용하는 암시를 주기도 했고 다소 망상적인 편집증을 보이기도 했다. 그의 기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인종주의적 발언과 행동으로 혼란을 부추기고 타 국가와의 긴장을 야기했으며 개인적으로는 성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유와 민주주의의 나라, 이전 정권에서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세웠던 사람들이 도대체 왜 트럼프를 대통령의 자리에 앉혔단 말인가.

자신이 최고라고 믿는 나르시시즘적 행태와 극단적 쾌락주의자로 의심되는 트럼프의 모습은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들에게 깊은 근심을 안겼다. 이들은 정식적인 검사를 받지 않고 특정 대상자의 상태를 진단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골드워터 규칙’과, 비밀 엄수 의무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경고 의무가 상충할 때, 폭로가 타인의 위험을 막는 데 필수적이라면 비밀 엄수 의무가 중단될 수 있다는 ‘티라소프 원칙’ 사이에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트럼프는 과연 미친 것일까, 미친 척하는 것일까. 그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면 우리는 어떤 위험에 대비해야 할까.

그러나 우리가 어떤 위험에 처해있는지 제대로 파악하려면 트럼프 개인의 정신질환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유명 인사를 진단하는 것보다 우리 자신의 병리를 인식하는 게 더 중요하다. 유명인에 열광하는 문화는 우리를 진공상태에 빠뜨린다. 이런 문화적 배경 아래서는 외모, 효용성, 성공하는 능력 외에는 모든 것이 무가치하다. 유명인 문화에서 가장 큰 성취는 부, 성적 정복, 명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인들은 미국 안에서 좁아지는 자신들의 입지, 세계 무대에서 좁아지는 미국의 입지를 회복하고 싶은 절실한 욕구를 느꼈고, 트럼프의 나르시시즘과 공격적인 언행이 이들의 욕구를 채워주었을 것이라 정신의학자들은 판단한다. 트럼프의 나르시시즘은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나르시시즘 욕구와 상처를 완벽하게 보상하는 거울로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떨까?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개인적인 성취와 유명인을 향한 동경이 모든 영역에서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았으며 나르시시즘이 문화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물론 나르시시즘은 정신 질환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사람에게는 나르시시스트의 특성이 나타난다. 건강한 나르시시즘은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는 데 도움을 주며, 행복하고 낙천적으로 살 수 있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건강한 나르시시즘을 지닌 사람들을 찾기 어려운 시대다. 성공을 위한 학습법, 동기부여 강의에는 수백 명이 몰리지만, 인간의 삶과 가치를 주제로 하는 강의는 개설하기조차 어렵다. 모두가 1%를 꿈꾸고 나머지 99%는 패배감과 열등감 속에서 살아야 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트럼프 같은 위험한 자들이 국가의 수장이 되는 경우가 빈번해질지도 모른다. 끔찍하지 않은가?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 밴디 리 지음 | 심심

각 전문가는 자신이 고안한 이론과 임상 경험에 더해, 그동안 목격하고 수집한 다양한 근거 자료를 기반으로 트럼프를 심층 분석했습니다. 트럼프는 1980년대부터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존재로, 수백 시간에 달하는 동영상 기록과 수천 건의 인터뷰 자료, 그리고 그 스스로 매일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트윗 맨션을 보유했습니다. 전문가 27인은 지난 30여 년간의 풍부한 기록물을 기반으로 취임 후 지금까지
1년간 끊이지 않고 논란이 되어온 바로 그 질문, 즉 ‘트럼프는 정말로 미친 것인가, 아니면 교활하게 미친 척하는 것인가?’에 대한 선명한 답을 내놓습니다.

KEY WORD

#악의 정상화

#유명인 숭배

#집단 정신

#나르시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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