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과시적 독서가 –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

4월 10 • Interview, man • 5139 Views • 인류 최초의 과시적 독서가 –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에 댓글 닫힘

“있어 보이려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고백하는 독서가. 인류 최초의 ‘과시적 독서가’를 자처하고, 배달의민족은 ‘부업’ 이라고 이야기하는 CEO. 자신은 정체성은 ‘디자이너’라고 강조하는 김봉진 대표. 책에 관한 그의 솔직함에는 단백함이 있고 유머가 있으며, 따듯함이 있다. 게다가, 결코 ‘과시’에만 머물지 않는 고수의 향기가 배어난다. 푸드테크의 창시자 배달의민족 김봉진 대표는 어떻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걸까?

『책 잘 읽는 방법』이라는 책을 출간하셨어요. 아는 사람들은 김봉진 대표가 다독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배달의민족 대표로만 인식하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독서법을 다루는 작가가 되셨나요?
제가 미술과 디자인 공부를 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책과 가까운 삶을 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배달의민족을 시작하기 전에 시도했던 사업이 실패하면서 내가 뭘 잘못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성공한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들 책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책 읽는 방법과 관련된 다양한 책을 사서 읽었어요. 게임에서 사용하는 치트키 같은 걸 찾은 거죠. 빨리 잘 하고 싶었으니까. 실제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다만, 책 읽는 방법과 관련된 책들도 어느 정도 책을 읽는 사람이 읽어야 이해가 되고 적용이 가능한 수준이더군요. 다른 친구들에게 이런 책을 선물하면 어려워했어요. 그래서 책을 향한 두려움을 없애고 누구나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저만의 방법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책을 쓰게 된 거죠. 딸들에게 독서법과 관련해서 이야기해주고 싶기도 했고요.

‘과시적 독서가’라고 자신을 소개하시는데, 결코‘과시’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탐독하시는 거로 아는데, 특별히 분야에 구애받지 않는 독서를 하게 된 동기가 있으실까요?
처음부터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읽은 건 아니었어요. 디자인과 경영을 잘 하기 위한 책 위주로 탐독을 했는데, 조금씩 읽어나갈수록 다음 단계에서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카프카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는 말을 접하면서 ‘아! 책의 역할이 이런 거구나’ 깨닫게 됐죠. 근본적으로 생각을 깨주는 책, 성장할 수 있는 책을 읽어야 하는데 수개월 동안 읽은 책을 회고해 보니 읽기 쉬운 책만 읽어왔더라고요. 그래서 어려운 책에 도전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생각이 깨지는 게 아니라 제가 깨졌죠(웃음). 어려운 책을 끝까지 완독한다는 게 너무 어렵더라고요.

있어보이려고!

그렇게 어려운 습관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었나요?
10일 동안 헬스장에 가서 30분씩 운동하면 그다음에는 자연스럽게 가게 되잖아요. 마찬가지로 몸이 기억하도록 10일 동안 30분씩 책을 읽었어요. 그렇게 석 달을 지속하니까 책을 안 읽으면 몸이 어색해지더라고요. 입에 가시고 돋고 그러진 않았는데 어색한 감이 있었죠. 습관을 들일 당시에는 내용에 집중할 수 없기도 했지만 일단 몸이 기억하면 계속 읽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습관이 중요하다는 건 모두가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대표님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습관은 꾸준히 무엇을 지속한다는 건데요. 서른 중반쯤 사업에 완전히 실패하고 나서 저에게 꾸준함이 굉장히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장기적으로 꾸준함의 결핍 때문에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겪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사실, 책 읽기보다 꾸준함 그 자체를 먼저 훈련했어요.
당시에 오픈캐스트라는 네이버 서비스가 있었는데 하루에 여덟 개씩 디자인이 잘 된 해외 사이트, 영상물, 신기술 같은 정보를 모아서 발행했어요. 당시에는 회사에 소속돼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100일을 지속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무조건 발행을 해보자 해서 755일 동안 하루도 안 쉬고 지속을 했는데, 그러면서 배달의민족을 시작할 수 있는 힌트도 얻게 됐고 스스로 꾸준히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그 중간에 또 다른 좋은 습관을 시도해 보자 해서 시작한 게 독서였고요.

그때는 어느 정도 시간이 있었다 하더라도 현재는 배달의민족을 포함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디자이너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시도하는 프로젝트도 있으시잖아요. 많이 바쁘실 것 같은데,책 읽을 시간이 있으신가요?
책 읽는 시간을 따로 내지는 않아요. 짬짬이 읽어요. 짬짬이 읽는 것도 몸에 습관을 들인 거예요. 반대로 질문을 한 번 해볼게요. 그렇게 바쁜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하루에 서너 시간씩 어떻게 할까요? 같은 것 같아요. 저도 시간을 내서 책을 읽으려다 많이 실패했어요. 그런데 몸에 습관을 들이니까 자연스럽게 읽게 되고 그 시간이 5분, 10분 쌓이는 거죠. 물론 주말에는 시간을 내서 긴 호흡으로 책을 읽어요. 특히 문학과 같이 스토리가 있는 장르는 시간을 내서 긴 호흡으로 읽어야 좋은 것 같아요.

많은 책을 읽으시니까 대표님만의 기준이 있으실 것 같은데, 좋은 책을 어떻게 규정하시나요?
꼭 인문고전이 아니라도 생각을 깨주는 책이나 넓혀주는 책이 좋은 책 같아요. 최근에 『무함마드』라는 책을 읽었는데 이슬람교와 무슬림에 대해서 다는 모르지만 조금은 다른 시각을 갖게 됐어요. 뉴스로만 접하면서 알게 된 사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거죠. 어떻게 보면 우리의 철학이나 세계관이 외부에서 주입된 경우가 많잖아요. 책 내용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서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기존의 생각을 깨주었으니까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죠.

책에서 말씀하신 옳은 것과 갇히는 것, 옳은 독서와 갇히는 독서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진리’라는 개념 자체가 확대되고 다양성 자체, 즉 상대주의가 진리라고 여겨지는 시기에 옳고 그름을 구분하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는데요.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이런 확인을 위해서만 책을 읽는다면 지적 활동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만 얻고 책 뒤로 숨어 들어가게 돼요. 이런 독서를 갇히는 독서라고 본 거죠. 그래서 저는 한쪽으로 치우친 책을 읽을 때 그 반대편의 견해를 고수하는 책을 같이 읽어요. 그렇게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도끼’ 같은 책을 찾아 읽는 노력이 필요하죠. 과거에는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이 절대적인 진리를 강요하면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잖아요. 상대주의가 다양성을 존중하고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준 건 고마운 일이에요. 하지만 상대주의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고, 다 옳다는 식으로 전개되다 보니 답을 찾기가 더 어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사회 전체를 위한 선, 다음 세대를 위한, 인류를 위한 방향을 고민하면서 ‘진리’ 를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고민에도 역시 책이 도움을 줄 거라고 보고요.

우리의 현실, 시대 안에서 시각을 넓혀주는책을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일부러 베스트셀러를 읽어요. 3개월 이상 베스트셀러 자리에 있다면 마케팅만으로 가능한 건 아니거든요.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담겨 있는 거죠. 예를 들어,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우리나라 여성들이 드러나는 차별뿐만 아니라 미세하게도 차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어요.
와이프도 있고 딸들도 있지만 ‘여성이라면’하고 당연하게 생각하던 일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됐고요. 책을 읽는다고 완전하게 여성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경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최근의 미투 캠페인 확산도 『82년생 김지영』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봅니다.

대표님을 소개하는 글 중 ‘부업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하여 배달의민족을 만들고 있음.’이라는 문구가 있는데요. 디자이너, CEO, 독서가, 베스트셀러 작가 중, 가장 자신답다고 느끼는 영역은 무엇인가요?
저는 디자이너예요. 어려서부터 디자이너를 꿈꿨고, 오랫동안 디자이너로 활동했고, 지금 하는 활동 중 대부분도 디자인 행위라고 생각해요. 경영을 하려면 디자이너의 이미지를 지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제가 ‘경영하는 디자이너’로 정체성을 유지하게 된 스토리가 있어요. 배달의민족에 처음 투자를 해주신 분이 배틀그라운도 창업주 장병규 회장님이세요. 당시 공모에서 저희가 일등도 아니었는데 투자를 결정하셨어요. 왜 우리 회사를 선택하셨는지 물었죠. 본인은 이정표를 찍는 회사나 사람에게 관심이 많다며, 디자이너가 사업에 성공하면 세상의 다양한 성공 스토리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런 스토리가 많아져야 세상이 좋아진다면서요. 그때부터 스스로 디자이너라는 정체성을 버리면 안 되겠다고 마음먹고 적극적으로 드러낸 거죠. 폰트를 만들어서 무료로 배포하는 일을 5년 동안 이어온 것도 디자이너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일과 관련돼 있어요.

책에서 ‘자기가 가진 고민만큼 책이 보인다.’라고 하셨어요. 다양한 고민과 이슈가 있을 때마다 책에서 답을 찾았다고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상황과 그때 도움을 받았던 책을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아주 직접적으로는 연봉 협상을 해야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연봉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라는 책을 보면서 도움을 받았어요. 책에 보면 연봉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 두 가지로 이전 직장 연봉과 평균 연봉을 이야기하거든요. 내 연차의 평균 연봉은 얼마인지 아주 대놓고 나와 있어요(웃음). 회사 구성원이 많아지면서는 이분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비전 수립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어요. 그 시점에 짐 콜린스『좋은 기업을 넘어서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을 읽었는데, 위대한 기업이 된 기업들은 규율이 굉장히 강력했다는 사실이 담겨 있어요. 대부분 위대한 기업은 창의성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규율 위에서 모든 것을 세웠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 회사 ‘크레도(Credo·신조) –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11가지 방법’을 보면 규칙이 많아요. 이런 책에서 영감을 받았죠.

“ 좋은 책을 찾아가는 대부분의 독서시간은
지루하고 힘들어요.
어쩌면 당연한 거에요.
그럼에도 꾸준히 읽기 바랍니다.

최근에는 어떤 책을 읽고 계세요?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공부하고 싶어서 출판사가 다른 세 권의 책을 샀어요. 제가 ‘지식의 거름망’이라고 부르는 개념인데, 처음에는 모르고 지나쳐도 책을 읽다 보면 거름망이 촘촘해져서 걸리는 단어들이 있거든요. 최근에 데카르트와 『방법서설』이 계속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정리를 한번 하고 가야겠다 싶어서 해설서도 보고 인터넷도 검색해보고 동영상도 찾아보면서 나름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 외에는 주변 분들에게 추천받은 책도 읽고 있고요.

책 잘 읽는 방법의 하나로 ‘책 친구 만들기’를 이야기 하셨어요.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하기 전, 사업 실패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을 때 아내분이 책값을 무한대로 지원하셨다고 들었는데, 아내와 공유한 책과 관련된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저는 저자도 살피고 내용도 따져서 책을 사는 편인데 와이프는 표지가 예쁜 책도 많이 사요. 어느 날 와이프가 사다 놓은 『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를 보게 됐죠.
표지가 너무 예뻐서 제가 먼저 읽었어요. 히트를 한 책은 아닌데, 『어린 왕자』처럼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에요. 여덟 살 소년, 테오라는 아이가 주인공이고 이 아이는 나폴레옹을 만나고 싶어 해요. 그래서 구글에 ‘자살’을 검색하죠. 나폴레옹에게 물어보고 싶은 건 싸움에서 지지 않는 방법이에요. 결국 판타지처럼 나폴레옹을 만나서 어떻게 하면 싸움에서 지지 않을 수 있냐고 묻고 나폴레옹이 이야기를 해주죠. 저도 나폴레옹의 대답을 읽으면서 ‘아! 싸움에서 지지 않는 완벽하고 강력한 방법은 이거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궁금하시면 읽어보세요. (웃음)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하신다고 들었어요.책 읽기도 휴식의 일부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게 책 읽기는 휴식은 아닌 것 같아요. 저한테는 훈련과 가까워요. 운동선수도 새벽마다 일어나 운동을 해야만 폼을 유지할 수 있잖아요. 김연아 선수도 현역 때 새벽마다 일어나 아이스링크를 돌고 근력 운동을 했을 텐데, 즐거웠을까요? 그래서 책 읽기가 즐겁고 휴식이라고 말하는 분들 보면 부러워요.
그래도 매일은 아니지만 열 권이나 스무 권에 한 권씩 정말 좋은 책을 만났을 때 그 쾌감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런 순간에 내가 조금 더 성장하고 있구나, 깨지고 있구나 느끼는 데, 마약과 같다고 볼 수도 있어요. 운동선수들도 우승하기 위해, 금메달 따기 위해 고통스러운 훈련의 과정을 참아내잖아요. 개인적으로는 아이들과 방탄소년단 노래 같이 듣고 와이프와 수다 떨면서 가족에게 집중하는 게 휴식이에요. 그래서 주말에는 결혼식장도 안 가고 메시지가 와도 확인만 해요. 답신은 월요일에 출근해서 하죠.

개인적인 독서를 넘어서 직원들에게 책값을 무제한으로 제공하시잖아요, 어떻게 이런 결정을 하게 되셨나요?
많은 경영자가 독서경영을 해요. 구성원들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형태는 다르지만, 지정 도서가 있다거나, 도서관을 만든다거나, 저희처럼 책값을 지원하기도 해요. 무제한이라고 하지만 어느 정도의 평균값에서 수렴이 됩니다. 뷔페에 간다고 엄청나게 많이 먹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마찬가지죠.
비용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지만, 구성원들 스스로 꾸준히 성장하고 싶어 하는 열망의 지표로 볼 수도 있어요. 오다가다 책상에 있는 책을 보면서, 다른 동료가 읽고 있는 책을 보면서 책 이야기를 많이 하게 돼요. 회사 차원에서도 헬스장이나 영어학원을 끊어주는 등 다른 복지로 돌린다고 하더라도 책값을 지원하는 제도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다고 봐요. 실제로 구성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복지 중 하나입니다.

책값을 지원하면서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은데.
자녀를 위해 전집을 산다거나 성인용 잡지를 산다거나 하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제가 발의하지 않았는데도 내부에서 토론이 일어난 적이 있어요. 그때 ‘우리가 왜 책을 같이 보는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가 회사에서 지원받아 책을 읽는 목적은 성장을 위해서이기 때문에 성장과 관계없이 선물을 위해서라거나, 자녀를 위해서라거나, 오락을 위해서는 책을 사지 말자는 방향으로 정리가 됐어요.
그리고 오용 사례를 조사해서 발표하기도 해요. 당사자는 굉장히 창피해하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오용 사례가 없어지기도 하고요. 5~10% 정도는 목적과 다르게 부정적으로 쓰일 수밖에 없다고 봐요. 창업과 동시에 시작한 제도이니까 8년 정도 된 건데, 중간에 폐지해야 한다, 가격을 정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어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긍정적이기 때문에 지속할 수 있었죠. 출판시장에 도움이 된다는 자부심도 있고요(웃음).

 

한 인터뷰에서 회사가 직원을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회사의 좋은 복지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말씀하셨어요. ‘인간에게 잘해주는 건 예의이자 의무’ 라고 말씀하시면서. 하지만 회사를 경영하면서직원의 복지를 함께 챙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생각이 드는데요, 대표님의 기업 운영 철학을 좀 더 자세히 들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복지가 좋아서 회사의 성과도 좋아졌다는 이야기들을 하지만 전후 관계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성과가 좋아지려면 전략이 좋아야 하고요, 일을 잘해야 하고, 타이밍이 좋아야 해요. 그래야 성과가 좋아지지 복지를 늘리고 근무시간을 줄여서 성과가 좋아졌다는 건 정확한 설명은 아닌 것 같아요. 성과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면 복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 전략과 수단이 동원되어야 하는 거죠. 그런데 인간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 자체로 대해야 한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잖아요. 성과를 올리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잘해준다면 그것 또한 인간을 수단으로 삼는 거예요. 일은 일대로, 전략적인 부분과 업무 완성도를 향한 집요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와 별개로 복지는 인간과 인간이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예의라고 생각하고 있죠.

책 머리말에서 ‘책을 읽으면 잘 살 수 있냐?’는 물음에 정해진 운명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는 있다고 답하셨어요. 인간은 노동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라 훌륭한 삶을 살기 위해 태어났다고도 하셨고요.대표님이 생각하시는 훌륭한 삶은 어떤 삶인가요?
각자 자신의 기준에 맞는 행복을 추구하는 게 훌륭한 삶이라고 생각해요. 자신다운 무엇을 찾는 거죠. 어떤 사람은 시를 지으면서 살 수도 있고, 인류를 구제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도 있겠죠. 더 잘 산다는 건 큰돈을 벌거나 유명인사가 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고 봐요. 우리가 어느 나라에서 태어날지, 어느 가정에서 태어날지 선택하거나 바꿀 수는 없지만 적어도 주어진 운명, 환경 속에서 그나마 나은 선택을 하는 데 책이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훌륭한 삶을 살기 위해서 내 안의 반짝이는 별을 찾아야 해요. 그게 첫 번째예요. 거기서 끝나면 안 되고 내 별이 수많은 반짝이는 별 중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해요. 내 별이 아름다운 만큼 다른 사람의 별도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걸 알아야 하죠.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스스로 정의 내리기를 좋아해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봉진은 ‘경영하는 디자이너’, 자연인으로서 책 읽기를 좋아하는 김봉진은 ‘과시적 독서가’ 이런 식이죠. 우선순위는 역시 배달의민족, 우아한형제들을 지속해서 성장시켜 나가는 게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큰 계획이자 목표고요. 개인적으로는 더 ‘나답게’ 사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추구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이 정의 내린 김봉진이나,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춰 살아가는 김봉진이 아니라, 나답다고 여기는 일들을 결정하고 행동하고, 이런 일을 계기로 또 다른 나를 찾아가고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는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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