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서점

12월 6 • Interview, 동네서점이 돌아오고 있다 • 1685 Views • 인생서점에 댓글 닫힘


인생서점

 


경기도 의정부시 송현로82번길 85 (민락동, 101호)
월-금 09:30 ~ 20:00, 토-일 12:00 ~ 20:00
(매달 두 번째, 네 번째 토요일 휴무)

서점을 열기 전 하시던 일이 남다르다고 들었습니다.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었어요.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이 해산되고 국회의원직도 박탈당하면서 여기로 오게 됐어요. 처음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정치색과 서점을 연결할까 봐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실제로 한 기자분이 서점을 다녀가셔서 ‘의외로 정치적이지 않은 책이 많다’라고 기사를 쓰기도 하셨고요.

특별히 서점을 열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사실 제가 모델로 했던 서점은 예전 대학가에 있던 형태였어요. 지금은 ‘풀무질’, ‘그날이오면’ 정도가 남았는데, 서점을 중심으로 철학이 공유되고 인간적 소통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손때 묻은 책들이 있더라도 그 안에서 사람들과 나누는 관계, 정 이런 가치가 중요하게 다뤄지면 좋겠다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진리를 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커질 거라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책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거라고 봤어요. 그래서 서점에 관심이 있었던 거죠.

서점을 열기 전 독립출판물로 책도 내셨지요?
작년에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스무 살 청년이 목숨을 잃었을 때 사고 현장에 시민들이 포스트잇을 붙이셨잖아요. 그 포스트잇이 철거될 거라는 소식을 듣고 포스트잇을 하나하나 촬영해서 책을 만들었어요. 페이스북 승강장이라고 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진에게 사진을 받았고 저는 편집 작업을 한 거예요. 그때 한참 서점을 열거나 책 만들기 관심이 있었을 때라 출판사 등록하고 앞으로도 이런 출판물을 내야지 싶었는데, 쌓여있는 재고를 보며 많은 교훈을 얻었죠(웃음).

다른 책방과 구별되는 인생서점만의 특징이 있을 것 같은데요.
서점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고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이곳에서 실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 결과물이 이번 주에 진행하는 마을 축제에서 펼쳐지는 대요. 예를 들어 동화책 읽는 엄마들 모임을 6개월 진행했는데 그분들이 옛이야기 교수님을 섭외해서 특강을 하고, 필사 모임을 했던 분들이 한수연 작가님을 모셔서 북토크를 진행해요. 또 마을 축제 뿐만 아니라 서점 회원 중 호텔 주방에서 10년 넘게 근무하셨던 분이 계신데, 그분이 원데이 클래스를 연다거나 하는 식으로 인생서점만의 역할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일이 많다고 생각되는데요.
서점을 혼자 연다고 했으면 엄두를 못 냈을 것 같아요. 보증금 월세는 둘째 치고서라도 무엇 하나 제대로 꾸려가지 못 했겠죠. 그래서 ‘청년의정부’라고 하는 단체가 인생서점 운영에 함께 참여하고 있어요. 작년 여름, ‘청년이 묻고 철학자가 답하다’라는 강좌를 열었는데 그때 모인 청년들에게 서점을 해보고 싶은데 어떠냐고 물었더니 같이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제가 자리를 지킬 수 없는 날에는 청년들이 가능한 시간대에 봉사를 하고 있어요. 이 공간에서 힘을 모아야 할 일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이런 운영 방식이 저희 서점만의 힘이라면 힘이겠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셨을 때와는 다르게 서점에서는 대중을 더 가까이서 만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확실히 사람들과 이렇게 많은 얘기를 일상적으로 할 기회는 없었죠. 동네서점에 있다 보니 오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을 수밖에 없더라고요. 손님 네다섯 분 이야기 듣다가 아무 일 못 하고 지날 때도 있는데 그게 서점 주인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마음먹었어요.
마을 축제 준비하면서는 사람들이 가진 에너지가 굉장히 크다는 걸 느꼈어요. 처음에는 우리 서점만의 행사라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즐겁게 참여하시고 도움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마음들을 사소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걸 많이 느껴요.

다양한 종류의 책이 눈에 띕니다.
제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동네 사람들이 찾는 책이 있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이 아니더라도 동네 분들이 원하는 책을 가지고 서점의 색깔을 찾으려고 궁리를 많이 했죠. 저희 서점은 아침 9시 반부터 열거든요. 오전 시간에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책방을 찾고 모임을 진행하니까 동화책이나 그림책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던 거죠.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예요. 앞으로도 같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을 놓으려 해요.

팟캐스트도 진행하신다고요?
팔고 싶었는데 잘 팔리지 않는 책을 소개하는 팟캐스트를 지난 9월부터 시작했어요. <오디오 인생서점>이라고, 유명하지 않은 책을 중심으로 일주일에 한 번 녹음을 하러 연남동 스튜디오로 가요. 대부분 국내 도서를 소개하고 가능하다면 작가님도 모셔서 진행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역 주민들이 의정부를 언젠가 떠날 동네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곳에서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면 좋겠고 그렇게 생각하는 배경 중 저희 서점이 한 꼭지가 됐으면 해요. 저는 천년만년 인생서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 서점을 시작으로 이런 공간이 많아지고 여기서 맺은 인연들로 더 큰 확장이 일어난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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