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르소의 부활

5월 23 • 5′ reading • 327 Views • 뫼르소의 부활에 댓글 닫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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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소자와의 면담 시 대부분의 범죄자는 면담 초기에는 경계심을 갖지만, 이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곤 한다. 그들은 지금껏 자신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들어준 사람을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중에서, p. 7

 

 

 

Thanksgive’s Think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에는 상당히 독특한 인물 ‘뫼르소’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소설의 첫 문장부터 뫼르소의 일반적이지 않은 심리 상태가 묘사된다. “오늘, 엄마는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 모른다. 양로원에서 전보가 왔다. ‘모친 사망, 명일 장례, 삼가 조의’ 이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프로파일러 이수정 교수 입장에서도 엄마의 죽음 앞에서 덤덤하고,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뫼르소라는 인물이 흥미로웠다고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 벌어지는 실제 살인사건에서도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사람을 죽이는 경우가 있다는 것.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인간의 이성이라는 건 생각보다 대단한 힘을 갖지 못하는 게 아닐까요. 인간의 존재 의미나 가치 체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요.” 주인공의 성격은 시대와 작가를 반영한다.
카뮈가 「이방인」을 쓴 시점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고 있던 시점으로 인간의 이성을 향한 신뢰가 무너지고 세계가 혼돈에 빠진 상황이었다. 무관심과 의미 없음. 인간의 실존은 본능에 의해서만 증명될 수 있다고 말하는 소설 속 주인공은 지금 이 시대의 수많은 ‘뫼르소’를 반영한다. 이 시대의 뫼르소들은 사이코패스, 성범죄자, 정신질환자, 충동조절 장애, 묻지마 범죄의 이름으로 우리 일상에 존재한다.
묻지마 범죄자들에게 발견되는 유일한 공통점은 이들이 단 한 번도 다른 누구와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모성 결핍과 결손가정에서 자란 배경 자체는 이들의 잘못이라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배경에서 자란 모든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 건 아니다. 과연, 인간은 악한가, 선한가. 잃어버린 인간의 본질을 찾을 수 없다면 ‘무관심과 의미 없음’이 삶을 지배하리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전까지 ‘뫼르소’는 어떤 형태로든 우리 주위에 항상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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